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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2월 - 4] 약속의 네버랜드 1~20권 완결

아줌망가 - 21년 읽은 만화책

by 아줌망가 2021. 2. 15.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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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네버랜드

약속의 네버랜드는 1기 애니메이션을 이미 봤습니다. 2기가 나온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한국에는 아직 나오질 않았더라구요. 1기 애니메이션은 만화책으로 1~5권 분량뿐이 안됩니다. 만화책 완결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려면 단순 산술 계산으로 4기까지는 나와야 하겠네요.

https://youtu.be/0FcVh79iQws

 

마침 설 연휴를 기념하듯 만화가 20권 완결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설 연휴기간동안 1권부터 20권까지 열심히 달렸습니다. 마지막 권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눈물 범벅에 코를 훌쩍거렸습니다. 스토리가 꽉 차있었습니다. 온몸을 꽉 쪼이듯 긴장감이 넘치다가, 살며시 휴식 시간을 주는 밀당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리고 초반에 던진 떡밥은 결말에 모두 회수되었습니다.

 

"귀여운 그림에 끌려서 읽었더니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한 화를 끊는 교묘함, 구성력, 작화 연출력, 최고의 서스펜스 작품입니다!" -아키모토 오사무-   : 저도 그랬습니다.

 

최종 결말에 대한 비판도 있습니다. 모든 일이 급작스럽게 해결되기 때문입니다. 인간 사냥터에서 죽은 줄 알았던 레우위스 대공이 갑작스럽게 나타나서 위기의 왕실을 구합니다. 그리고 인간 해방을 선포합니다. 갑자기 백성편에 돌아선 뒤 자신은 왕위를 양보합니다. 사냥터 편에서 인간들에게 대범한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인간 사냥을 즐기던 양반이 갑자기 인간을 안 먹어도 된다고 선포할 때 고개가 갸우뚱하게 만들었습니다. (죽을 줄 알았는데 핵이 2개인 덕분에 다시 살아나고 인생을 달리 봤을 수도 있죠.)

 

러트리가의 당주인 피터 러트리의 결단도 이해는 안갔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당주는 죽은 형의 모습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갑자기 자신이 살아온 인생과는 전혀 딴판의 결정을 내립니다. 인간 세계로 넘어가려는 아이들을 위해 가문의 비밀 코드를 알려주는 것이죠. 이 코드가 계략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구요. 

 

약속의 네버랜드에서 가장 악랄했던 2명이 갑자기 마지막 순간에 선한 인물로 변신을 하고 맙니다. 그리고 이야기 반전에 큰 도움을 줍니다. 더 좋은 전개가 떠오르지는 않지만 독자 입장에서 두 악역의 갑작스러운 개심이 받아들여지기 힘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약속의 네버랜드는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용서를 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도 주었고, 현실론과 이상론 사이에서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힌트를 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 암울한 현실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하는 지 실마리를 던져줍니다. 멈출 수 없는 스토리와 그 속에서 던져지는 생각거리 등을 볼 때 12살 이하 아이들이 주인공이지만 어른을 위한 만화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12살에게 배우는 인생

약속의 네버랜드에 있던 아이들은 어릴 적부터 참 고생이 많았습니다. 믿었던 엄마가 엄마가 아니라든지, 옆에 있던 동료가 귀신에게 먹히는 장면을 본다든지, 생체실험을 받기도 합니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한 번 겪을까 말까한 일들을 아이들은 12살이라는 짧은 인생동안 모두 겪게 됩니다. 그런데도 만화 속에서는 멘탈이 약해지는 아이가 없습니다. 동료들의 덕분인건지, 어릴 적부터 받아온 고아원의 교육 덕분인건지는 모르겠지만 모두가 건강하고 밝은 미래를 항상 기대합니다. (밝은 미래를 기대하는 아이들만 살아남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네버랜드라는 이름처럼 만화에서 인간 어른은 몇 명 나오지 않습니다. 마마라고 불리는 여자 어른, 인간 세계와 귀신 세계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러트리가, 그리고 셀터와 사냥터에서 숨어지내던 유고와 루카스입니다. 여기의 어른들은 악하거나 약합니다. 아이들을 속이는 삶에 익숙해져 있고, 아이들보다 멘탈은 약하죠. 

 

셀터에서 숨어지내던 유고는 주인공 엠마 덕분에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납니다. 유고는 자신이 잘못한 과거에만 얽매여 지냈습니다. 극단적인 외로움에 괴로울 때도 있지만 어쨌든 셀터의 생활에 만족하며 살아갑니다. 희망찬 미래는 없어진지 오래입니다. 내일이라는 단어가 의미가 없었습니다. 언제나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하기 보다는 피해갑니다. 과거만을 탓하고 "만약"이라는 단어만 집착합니다. 그 때 만약 이걸 안했더라면, 저걸 했더라면 하는 식으로 과거를 후회합니다. 현재 자신을 바꾸려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엠마를 만난 뒤에 달라집니다. 그는 현재를 생각합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계획합니다. 과거의 잘못은 내 책임이다. 책임을 지기 위해 지금 움직여야 한다. 더 이상 지하 셀터로 도망가 살지만은 않겠다. 그리고 희생까지... 유고는 보통의 어른을 넘어선 완벽한 어른으로 바뀝니다. 

 

누구나 방황하는 시절을 겪습니다. 저는 20~30대가 그랬네요. 공부한답시고 인간 관계도 다 없어지고, 방안에만 틀어박혀서 지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시험에 한 번 떨어질 때마다 항상 과거를 탓하고 남을 탓했습니다. 그렇게 무력감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던 날들이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때 당시 주어진 현실과는 다른 길을 선택할 용기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매일 매일 패배하는 하루하루가 저에게는 익숙한 날들이었기도 합니다. 그 익숙함에서 벗어난다는 건 참으로 두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다 딴에는 과감한 결정을 했습니다. 지난 일은 모두 버리고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길도 당연히 힘이 듭니다.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까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그치만 계획한 바를 이루었을 때 저는 예전과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저희 남편도 인정합니다. 처음 만났을 때와 지금의 저는 완전 다른 사람이라고 말이지요.

 

약속의 네버랜드를 보면서 인생을 배웠습니다.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그 중에서 현재 할 수 있는 일들에 집중한다. 혼자서 모든 짐을 짊어지려 하지 말고, 동료와 나누어라. (그 전에 신뢰할 수 있는 동료만들기가 우선이겠네요.) 12살 엠마와 그의 동료들은 인생을 가르쳐주는 소중한 선생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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